티스토리 뷰
목차
채널에서 소개된 거래소에 오랜만에 들어가 봤더니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문구가 뜨면서 로그인이 안 되더라고요.
계정만 미리 만들어두고 일주일 뒤에 자격증 시험이 끝나자마자 드디어 제대로 해보려고 로그인을 시도했는데, 화면에 저 문구만 계속 떴습니다. 노트북은 멀쩡하게 잘 작동하는데 몇 번을 다시 시도해도 똑같았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검색을 해봤고, 그제야 이게 사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미국주식 리딩방, 40만원이 311만원 된 사연
처음엔 안정적인 투자를 하려고 월적립매수로 배당금 위주 투자만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3년차쯤 되면서 공부를 더 하게 됐고, 다른 종목들에도 관심이 생겨서 하나씩 사 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듯, 조금만 더 노력하면 큰 수익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우연히 '미국경제정복하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의심하면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종목 추천을 해주면서도 무조건적인 투자보다 장단점까지 짚어주는 분석 스타일이라 조금씩 참고하게 됐습니다. 결국 선택은 제 몫이니까 참고만 하자는 생각으로, 제가 직접 검색해 봐도 괜찮다 싶은 종목들을 여러 개 매수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1년 정도 묵혀두니 수익률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중 40만원을 넣었던 에흐르 테스트 시스템이라는 종목은 지금 311만원이 됐습니다.
수익률이 좋으니 자연스럽게 채널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그 사람이 알려주는 텔레그램 참여방에도 들어가게 됐습니다. 거기서 하루 두 번 나스닥 선물시장 매수·매도 타이밍을 알려주고, 사람들의 수익 인증도 계속 올라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물거래소 얘기까지 관심을 갖게 됐고, 흔히 아는 증권사에서는 증거금이 1천만원이나 필요한데 이 거래소는 증거금이 필요 없다고 해서 앱을 다운로드했습니다. 그때가 마침 자격증 시험 기간이라 계정만 만들어두고 시험 끝나면 제대로 해보자고 미뤄뒀던 게, 결국 저를 지켜준 셈이 됐습니다.

리딩방 사기, 저는 왜 안 걸렸나
시험이 끝나고 로그인을 시도했을 때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문구를 보고 나서야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검색해 보니 이미 몇백만원을 입금하고 수익을 낸 뒤 추가 입금을 했는데 그때부터 출금이 안 됐다는 피해 글이 있었고, 법률 관련 블로그에서도 이 채널이 사기이고 피해자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름이 돋으면서, 그때 절제하지 못했더라면 정말 큰일이 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유튜브와 텔레그램은 계속 가입자가 늘고 있었고, 댓글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실제 미국주식 계좌 수익률이 좋았으니 종목 정보만 참고하고, 그 사람이 유도하는 거래소나 거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알려주는 종목들도 제가 다시 꼼꼼하게 찾아보고 유용한 것만 취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지켜보다가 최근 참여방과 유튜브가 갑자기 조용해지길래 검색해 보니, 결국 사기 리딩방으로 확인돼서 채널이 정지됐고 게시물도 다 내려간 상태였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안 걸린 가장 큰 이유는,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책임이 결국 저한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믿었고, 이게 만약 사기라면 잃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금액인지를 항상 먼저 생각했습니다. 50만원 이하로만 투자했던 것도 그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남들이 눈앞의 이익만 보고 자기 선택의 무게를 쉽게 다른 사람한테 맡기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기채널 종목, 지금도 수익 중인 이유
신기하게도 그 사기채널이 알려준 종목들은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수익률이 좋아서 굳이 건드리지 않고 있는데, 전체 계좌는 현재 플러스 36%이고, 고점에서는 90%가 넘었던 적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다시 보면 그때 팔았으면 확정 수익을 챙기고 더 낮은 금액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떨어진 걸 보니까 그때 팔았어야 했다고 느껴지는 거지, 그 당시로 돌아가도 어차피 더 오를 거라 생각해서 못 팔았을 겁니다.
결국 어디가 고점이고 저점인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그 순간이 오면 사람은 욕심에 눈이 멀고 나중에 후회하기 마련인데, 그런 감정 소모를 할 바에는 차라리 장기적으로 쭉 가져간다는 마음이 훨씬 편하고 안정적입니다. 이 금액들은 애초에 당장 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여유자금으로만 조금씩 모아 온 돈이라, 없어도 일상에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그때 팔걸, 그때 살걸 하면서 지난 일을 농담처럼 후회하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되묻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뭐가 오르고 내릴 것 같냐고요. 지금 떨어지는 것도 1년 뒤에 오를 수 있는 건데, 지금 많이 사두라고 하면 다들 못 삽니다. 그럴 거면서 지난 일을 후회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나간 일은 조용히 내버려 두고, 큰 수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 하면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 계좌 수익을 우상향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남의 판단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제 선택의 무게를 제가 계속 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