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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토스 앱 소비내역을 열어봤더니, 제가 한 달에 식비로만 50~70만원을 쓰고 있었더라고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그렇게나 많이 먹었었나, 기억이 없는데...하면서도 일단 소비를 아껴보자는 생각에 이것저것 줄여보고자 했습니다. 가끔 여행을 가거나 자동차를 수리하는 일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지출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가장 고정적이면서 많이 나가는 항목은 바로 식비였습니다.


편의점 소비 줄여도 줄지 않던 식비
처음엔 낮시간대에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 먹는 것부터 줄여봤습니다. 이건 나름 잘 지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군것질하는 습관도 자연스레 고치게 됐죠. 그런데 문제는 매일 퇴근하고 집에 와서가 시작입니다. 퇴근하고 와서 힘든 와중에도 씻고 저녁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재료를 씻고 손질하고 요리까지 하려니 엄두가 안 났습니다. 다시 한번 엄마랑 살 때가 그리워지더라고요ㅠㅠ
주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일에는 그럭저럭 버텨도 주말이 되면 몸이 늘어지고, 시간도 여유롭다 보니 '한 주 동안 못 먹었던 것들 먹어야지'라는 보상심리가 올라왔습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는 재밌는 영상 하나 틀어놓고 배달음식을 시키는 게 거의 루틴처럼 자리 잡아 있었습니다.
건강도, 비용도 잡으려 했지만 입맛이 문제였습니다
나름 갓생을 살기로 했으니 건강도 챙기고 비용도 줄이자는 마음으로 식습관 자체를 바꿔보려 했는데, 이게 제 생각보다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자극적인 외식 입맛에 이미 적응이 돼서 그런지, 집밥은 싱겁고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배달앱으로 주문만 하면 문 앞까지 가져다주는 그 편리함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어서, 그걸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소비 내역을 들여다보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배달을 시키는 횟수가 들쭉날쭉하다 보니 식비 자체가 매달 변동성이 너무 컸습니다. 이 부분을 좀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본격적으로 줄여보자고 마음먹은 계기였습니다.


마트 장보기로 바꾸고, 그래도 포기 못한 두 가지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큰 소비 없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서 요리해 먹는 방식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끔은 부모님 반찬 찬스도 활용해서 건강도 챙기고 비용도 아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조절해도 단번에 다 줄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딱 두 가지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나는 주중에 한 번은 꼭 마트에서 고기를 사서 집에서 구워 먹으며 단백질을 챙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까지 참았다가 그날 하루만 배달음식을 스스로에게 보상으로 주는 겁니다.
완전히 끊어내려고도 해 봤는데,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일상이 딱히 더 행복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그렇게 완벽하게 참는 것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먹고 싶었던 걸 시켜 먹을 기회를 스스로한테 주니까 평일에 충동적으로 배달을 시키는 일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참는 게 목적이 아니라, 딱 하나만 확실히 정해두고 나머지를 지키는 게 저한테는 더 오래가는 방법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시작하려는 마음이 앞서 단번에 무언가를 끊어낼 생각은 조금 여유를 갖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쉽게 한 번에 바뀌지 않더라고요. 저처럼은 아니더라도 6개월이나 1년 정도 기간을 정하시고 서서히 줄여나가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갑자기 끊어도 몸 컨디션이 확 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