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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근저당 조회 후기, 5억 건물에 4억4천 보고 바로 나왔다

즐겁게 놀아보세 2026. 8. 14. 11:06

목차


    5억 건물에 내 세대 근저당이 4억4천이었습니다.

    등기를 열어보고 이 숫자를 확인한 순간, 손이 떨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회초년생으로 처음 독립해서 구한 전셋집이었는데, 거주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었고, 그 새 집주인이 건물에 근저당을 저 정도까지 설정해 두고 매입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사회초년생 전세집 구하기, 전세 근저당 조회 후기

    전세 근저당 확인, 5억 건물에 4억4천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별 신경을 안 썼습니다.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것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고, 사회 여러 곳에서 전세사기 뉴스가 나올 때도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알아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 집주인과 마주쳤을 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2년 재계약 의사까지 밝혔었습니다. 출퇴근도 가깝고, 자주 가는 신시가지도 근처고, 가장 친한 친구가 길 건너 아파트에 살아서 그 집에 대한 만족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계약 의사를 밝힌 지 2달 정도 지났을 때, 갑자기 이유 모를 불안감이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건물 등기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등기를 찾아보는 방법부터 몰라서 인터넷을 뒤졌고, 등기부에 나오는 단어들도 하나하나 뜻을 검색해 가면서 겨우 이해했습니다. 그렇게 독학으로 등기를 읽어 내려가다가, 건물 매입가가 5억인데 근저당이 4억4천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집주인 주소가 타지로 돼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만나서 인사만 나눴을 뿐, 이 사람이 뭘 하는 사람인지 재정 상태가 어떤지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사회초년생 7천만원, 못 받으면 몇 년치 날아가는 상황

    그 순간 든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제가 힘들게 제 신용으로 대출까지 받아서 이 사람한테 돈을 맡겨놓은 거나 다름없다는 것. 만약 이 사람이 다른 마음을 먹는다면 저는 그걸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 은행에서 받은 대출이 7천만원이었는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상황에서 이자까지 나가고 있는데 저 7천만원을 갑자기 못 받게 된다면 저축은 커녕 당장 대출금부터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몇 년간 쌓아온 기회비용과 앞으로의 몇 년도 통째로 날아가는 셈이었습니다. 사회초년생한테 그건 그냥 손해가 아니라 앞으로의 시작 자체가 흔들리는 문제였습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 집주인한테 발령이 나서 타지로 옮기게 됐다는 핑계를 대고, 원래 계약대로 2년 만기 시점에 종료하겠다고 문자로 미리 남겨서 증거를 확보해 뒀습니다. 다행히 만기까지 4개월이 남아있어서 시간적 여유는 있었습니다.

     

    집주인 적금 깨서 돌려준 날, 내가 마음 졸여야 했던 내 돈

    집주인은 대화가 잘 통하고 나름 착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다행입니다..ㅠㅠ) 건물을 사고 나서도 관심을 아예 놓은 게 아니라 옥탑방에 직접 실거주하면서 시설 관리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계약 종료를 말했을 때 당장 돈이 없다는 뉘앙스로 말해서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나가는 날짜까지는 마련해 보겠다고 해서 조금은 마음을 놓았습니다.

    이사 나가는 날, 공과금까지 다 정산하고 짐을 다 뺀 다음 집주인을 만났습니다. 집주인은 이 돈을 돌려주려고 적금까지 깼다고 직접 말했습니다. 제가 대출받은 제 돈인데, 그걸 돌려받으려고 오히려 제가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그래도 보증금이 통장에 입금되는 걸 확인한 순간에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돈을 받자마자 약속대로 은행에 대출 반환까지 마쳤습니다.

    주변에서, 정확히는 어머니로부터 건너건너 들은 소식으로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얘기와 제가 살던 지역 근처에서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 아무리 친절해 보여도 그건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인상일 뿐이고, 돈 앞에서는 모두 냉정해야 한다는 걸 이 일을 겪으면서 직접 배우게 됐습니다.

    그 뒤로 부동산을 볼 때는 예전과 완전히 다르게 접근하게 됐습니다. 집을 보러 가기 전에 미리 전화로 제가 생각하는 조건들을 확실하게 말하고, 제 상황에 맞는 내용은 온라인에서 미리 상담이나 조회를 해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특약사항에도 꼭 명시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때 그 불안감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등기 한번 안 열어보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날의 불안이 오히려 저를 지켜준 셈입니다.